동화 속 한 문장이 내게 던진 질문 – 『미운 아기 오리』를 다시 읽으며
『미운 아기 오리』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세상의 시선 속에서 방황하던 한 작은 오리가
결국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이야기
"미운 아기 오리"는 아마도 대부분의 성인이 한 번쯤 읽어본 이야기일 것이다.
오늘, 나는 우리 딸이 이 책을 읽어주는 순간,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어린 시절엔 그저 ‘못생긴 오리’의 성장 이야기로만 여겼던 이 동화가,
다시금 나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탐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어느 시골 농장에서 어미 오리가 알을 품고 있었다.
알들이 하나둘씩 부화했지만, 마지막으로 깨어난 막내 오리는 몸집이 크고 색깔도 달라
‘미운 아기 오리’라 불렸다.
형제들은 물론, 주변의 동물들도 그를 조롱하고 따돌렸고,
심지어 어미 오리조차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결국 미운 아기 오리는 견디지 못하고 홀로 떠나 방황하게 된다.
추운 겨울을 홀로 버틴 그는 어느 날, 호수 위에서 우아하게 떠 있는 아름다운 새들을 발견한다.
그들에게 이끌려 다가가던 순간,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때, 한 백조가 다가와 따뜻한 눈빛으로 말했다.
"너는 어디서 온 백조니?"
그제야 미운 아기 오리는 깨닫는다. 자신이 오리가 아니라,
원래부터 백조였음을.
더 이상 미운 아기 오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백조로서 호수를 자유롭게 날아오른다.
동화 속 한 문장이 내게 던진 질문 – 『미운 아기 오리』를 다시 읽으며
우리는 매일 밤, 딸과 함께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딸이 책을 읽어주고, 나는 듣는다.
그리고 딸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한다.
오늘의 책은 너무나 익숙한 『미운 아기 오리』.
오랜만에 다시 듣는 이야기였지만,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에 솔직히 집중하지 않고 흘려들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후, 딸이 내게 질문했다.
딸: "오리는 어떻게 백조인 줄 알았을까?"
나: "음… 다르게 생겨서?"
딸: "땡! 정답은, 다른 우아하고 예쁜 백조가 와서 이상하게 생긴 오리한테 질문했어!"
나: "어떤 질문을 했는데?"
딸: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너는 어디에서 온 백조니?"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한마디 속에는 너무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속한 조직 혹 사회에서는 나는 백조일까?"
"혹시 나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 작은 질문 하나가, 나를 깊은 생각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 한편에서 자신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는 백조였어."
마무리하며...
책을 읽을 때마다, 당시 내 감정과 상황이 그대로 반영되는 듯하다.
오늘 딸이 던진 질문도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질문을 곱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때로는 아이의 순수한 질문이 우리가 잊고 있던 진짜 질문을 던져줄 때가 있다.